팔자주름·눈가 주름은 왜 생길까요? (안면 노화의 해부학적 진단)
매거진 D&PS 2025년 7월호에 실린 제 칼럼 전문입니다.
얼굴 노화는 피부에서 거의 20대부터 시작되고, 지방과 근육은 30대 중반쯤부터 늙기 시작합니다. 머리와 귀 주변 조직은 피하지방이 적고 SMAS층이 질기고 두꺼워 잘 늘어지지 않으며, 피부 안의 구조물들도 서로 단단하게 붙어 있습니다. 반면 코와 입 주변의 뺨, 턱선 주변의 피부와 연조직은 SMAS층이 얇고 지방조직이 많으며 피부 안쪽 조직들이 단단하게 붙어 있지 않아, 나이가 들면 쉽게 처집니다.
눈가 주름은 왜 얼굴에서 가장 먼저 생기나요?
눈 주변 피부는 두께가 다른 얼굴 부위의 1/5~1/7 정도밖에 되지 않을 만큼 얇아서 주름이 얼굴에서 가장 먼저 생깁니다. 원래 피부가 얇고 연약한 사람에게 주름이 일찍 생기는 것처럼, 피부가 얇은 눈 주변도 콜라겐이 줄면서 탄력이 떨어지고 주름이 늘어나는 변화가 비교적 이른 나이에 나타납니다.
우리 눈은 쉴 새 없이 상하좌우로 움직입니다. 그래서 눈이 들어 있는 얼굴뼈인 안와 안에서 눈이 충격을 받지 않도록 많은 양의 지방이 눈을 둘러싸고 있습니다. 눈 주위 피부와 근육의 탄력이 떨어지면, 눈을 둘러싸고 있던 근육이 앞으로 불룩하게 나오는 일이 잦습니다. 눈을 둘러싼 지방은 눈 위쪽과 아래쪽이 서로 이어져 있을 때가 많아서, 중력 때문에 눈 위의 지방이 아래로 쏠리기도 합니다. 이렇게 눈꺼풀 쪽은 꺼지고 눈밑 지방은 튀어나와 보이는 것도 눈 주변에서 흔히 보는 노화 모습입니다.
피부와 지방이 이렇게 변하는 한편, 눈 주변에는 피부를 뼈에 고정해 주는 인대가 안와를 따라 타원형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래서 튀어나온 안구 주변 지방과 대비되어, 뼈에 들러붙은 선처럼 보이는 눈물고랑도 드러납니다.
그림 1. A sagittal section of the important anatomical structures of the midface. Release of the orbitomalar and the zygomatic cutaneous ligament are important in mobilization of the midface. 출처 : https://plasticsurgerykey.com/midface-lift.
눈밑 꺼짐과 팔자주름은 어떤 원인으로 생기나요?
흔히 눈밑 노화를 "눈밑지방이 돌출되었다"고 단순하게 표현하고, 눈밑지방만 빼면 된다고 생각하는 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2005년 RA Goldberg 등은 눈밑 노화의 여러 구성 요소를 검토해 첫째, 눈물고랑의 함몰(tear trough depression), 둘째, 안와지방의 돌출(orbital fat prolapse), 셋째, 피부 탄성의 감소, 넷째, 눈꺼풀 부위의 부종, 다섯째, 안륜근의 두드러짐, 여섯째, malar mound 등을 고려 사항으로 꼽았습니다(《What Causes Eyelid Bags? Analysis of 114 Consecutive Patients》). 저자들은 이 구성 요소들을 수치로 나타내 점수를 매기기도 했습니다.
하안검 부위 노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눈 주변의 retaining ligament, 곧 orbicularis retaining ligament, tear trough ligament, zygomatic cutaneous ligament 등입니다. 눈밑과 midface에 뚜렷하게 나타나는 노화 sign인 돌출과 함몰은 '둔덕'과 '고랑'에 빗대어 말하기도 합니다. 둔덕에 해당하는 것은 lower lid bulge, malar mound, malar fat pad 등이고, 고랑에 해당하는 것은 nasojugal groove와 palpebro-malar groove로 이루어진 눈물고랑, 흔히 '인디언 밴드'라고 부르는 mid-cheek groove, 팔자주름인 nasolabial fold 등입니다. 이런 둔덕과 고랑은 superficial fat의 migration, tension 등에 관여하는 retinacula cutis, retaining ligament, facial expression muscle 등이 서로 얽혀 만들어집니다. 어떤 분은 눈물고랑의 퀭한 느낌을 가장 싫어하고, 어떤 분은 인디언 밴드와 팔자주름 사이 malar fat pad가 튀어나오고 처지는 것을 가장 싫어합니다.
나이가 들면 팔자주름이 깊어지는 것은 물론, 팔자주름과 나란히 달리는 또 하나의 팔자주름인 인디언 밴드가 생기기도 합니다. 여기에 marionette line과 jowl이 함께 나타나고 턱선 경계까지 무너지면, 어디까지가 얼굴이고 어디부터가 목인지 알기 어려워집니다. 어린아이들은 사람을 그릴 때 얼굴에 테두리부터 그려 넣는데, 실제로도 얼굴 경계에 테두리가 살아 있으면 또렷하고 젊어 보입니다.
팔자주름을 위로 들어 올리는 중안면의 smile 근육은 4개이고, 입꼬리·턱선을 아래로 끌어내리는 근육은 3개, 턱끝을 올리는 근육은 1개입니다.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입꼬리·턱선은 아래로 처지고 턱끝은 앞으로 튀어나오기 쉽습니다. 팔자주름이 생기는 부위의 가장 깊은 층에는 deep fat pad가 있고, 그 위로 표정을 짓는 근육들이 여러 방향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광대뼈 아래 공간은 아주 넓어서 근육들이 다양한 각도로 붙어 있고, 그 근육들 위를 superficial fat이 덮고 있습니다. 팔자주름에 붙는 대표적인 근육으로는 levator labii superioris alaeque nasi, levator labii superioris, zygomaticus major & minor가 있습니다.
입가 주름과 입꼬리 처짐은 왜 생기나요?
팔자주름의 첫 번째 타입은 부위마다 조직의 볼륨이 달라서 생기는데, 콧방울 옆 paranasal volume이 부족한 경우입니다. Paranasal volume을 밑에서 받치는 상악골의 canine fossa가 꺼져 있고, 팔자주름선 위쪽의 불룩한 nasolabial fat과 달리 주름선 아래 콧방울 옆에는 superficial fat이 애초에 거의 없습니다.
두 번째 타입은 연부조직이 나이 들며 처지면서 생깁니다. 주름선 아래 윗입술 피부는 밑에 있는 orbicularis oris muscle에 비교적 단단히 붙어 있어 덜 늘어집니다. 반면 주름선 위의 피부와 조직은 비교적 느슨하게 이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앞광대 부위 피하지방(주름선 위의 superficial fat인 nasolabial fat)이 두꺼워지며 아래로 처지고, 단단히 붙어 있는 윗입술 피부 위로 겹칩니다. 이런 팔자주름에 주름선을 따라 필러를 나란히 넣으면, 필러가 아래로는 내려가지 못하고 주름선 위쪽으로만 움직일 수 있습니다. 그러면 팔자주름 위가 더 불룩해지면서 주름이 더 두드러져 보일 수 있습니다.
세 번째 타입은 광대에서 시작해 입꼬리를 올리는 근육들이 아래로 내려오면서 얕게(superficially) 지나가, nasolabial fat 아래쪽 경계 밑의 피부를 당겨서 생깁니다. Levator labii superioris alaeque nasi, levator labii superioris, zygomaticus major & minor 등이 관여합니다.
Marionette line은 표정을 짓지 않을 때도 입꼬리 주변에서 턱선까지 비스듬히 내려가는 주름선으로, static labiomandibular fold라고도 부릅니다. 보통 입꼬리에서 시작해 depressor anguli oris m.의 posterior border를 따라 뒤쪽으로 비스듬하게 생기며, 뼈·인대·연부조직 등 여러 원인이 함께 작용합니다. 백인이나 흑인은 입꼬리 쪽 근육 결절인 modiolus가 대개 입꼬리 높이나 그 위에 있습니다. 반면 한국인을 비롯한 동양인은 modiolus가 대개 입꼬리에서 외측으로 약 11㎜, 아래쪽으로 약 9㎜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그래서 무표정일 때도 서양인보다 입꼬리가 내려가 보일 때가 많습니다.
같은 동양인이라도 modiolus가 아래에 있는 사람일수록 나이가 들면서 입꼬리가 쉽게 처지고 주름선도 잘 생깁니다. Modiolus를 이루는 근육 가운데 가장 얕은 곳에 있는 depressor anguli oris m.과, 중간 깊이에 있는 orbicularis oris m.의 얕은 섬유층·깊은 섬유층은 놓인 깊이가 서로 달라 층을 이룹니다. 이 층의 차이가 클 때도 입꼬리 부분이 쉽게 파이면서 세로로 비스듬한 commissural line이 잘 생깁니다.
뺨 쪽 superficial fat인 jowl fat과 아랫입술 부위 피하조직의 두께 차이가 크면 commissural line이 진해지고 mouth corner drooping도 생깁니다.
그림 2. Anatomical relationship of lower facial muscles contributing to jowl and marionette line formation.
턱살 처짐(Jowl)은 어떻게 생기나요?
Jowl은 fat compartment 자체가 아래로 migration하면서 생기기도 하고, mandibular septum이 loosening되면서 생기기도 합니다. Fat compartment 자체가 아래로 migration해서 생긴 jowl에서는 submalar hollow가 좀 더 두드러집니다. Jowl은 supraplatysmal plane이 줄어든 것으로, platysma 아래쪽은 별로 처져 있지 않습니다. 피부 자체가 늘어난 영향도 있지만 redundant subcutaneous tissue도 함께 나타납니다.
그동안은 mandibular ligament가 bone에서 skin까지 tight하게 붙어 있어서 jowl과 marionette line이 생기고, jowl의 anterior border가 곧 marionette line이 된다고 보아 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논문 〈The Surgical Anatomy of the Jowl and the Mandibular Ligament Reassessed〉는 "the maximal jowl fullness corresponds with the area over the posterior end of the mandibular septum"이라고 밝혔습니다. 즉 mandibular ligament가 끝나는 지점이 jowl이 가장 처진 부분이 되며, 조직학적으로는 retinacular cutis fiber가 가장 긴 부위이기도 합니다. 저자들은 또 subplatysmal structures는 jowl volume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심술보'라고 부르는 부위의 주변 조직을 micro-CT로 살펴보니, muscle이 bone에 붙어 있기는 하지만 근육에서 피부까지 단단한 ligamentous structure로 이어진 것이 아니라 dense retinacula cutis와 loose retinacula cutis 구조물로 되어 있었습니다. 저자들은 이 구조 덕분에 입을 벌릴 때 skin이 미끄러질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Mandibular ligament의 깊은 1/3은 platysma m., depressor labii inferioris, depressor anguli oris m. 등과 서로 연결되어 bone 근처까지 붙어 있습니다. 반면 skin 쪽의 mandibular ligament는 bone에서 skin까지 이어지는 osteocutaneous true ligament가 아니라 dense한 retinacula cutis structure에 지나지 않는다고 봅니다.
Bony change는 천천히 진행되지만 soft tissue와 얼굴 전체 모양에 영향을 줍니다. Slight anterior (mostly lower) face height가 늘어나는 변화는 20~30대에 시작되며, 그 뒤로도 mandibular length는 계속 늘어납니다. 30~40대에는 maxillary retrusion이 진행되어 nasolabial fold에 영향을 줍니다. 40~50대부터는 craniofacial skeletal remodeling이 진행되고, 60대 이후에는 maxilla와 mandible에 걸쳐 craniofacial convexity가 크게 바뀝니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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